야근을 마친 금요일.
하루 일과를 마칠 즈음부터 갑자기... 미친듯이 노래방이 가고 싶었던 거다. 안암역에 도착하니 10시 반. 하나는 아직도 근무중.
하나 사무실에 올라가 기다리다 하나와 함께 병원을 나섰을때는 11시가 살짝 넘은 시간. 노래방을 가고 싶다 하니 하나는 그리 땡겨하지 않는 눈치다, 하긴 피곤하겠지. 그래도 다음날이 토요일이고 또 남편이 무척 가고 싶어하는거 같으니 별 말 없이 따라와준다. 아 미안하고 고마워라...
였는데...
이 언니 마이크 잡더니 돌변해버리는걸...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남편을 위해' 아이돌 3그룹의 대표곡을 연속으로 불러 주신다. 'Gee', 'Nobody', 'Rock U' 하악하악. "나 좀 지쳤지만 당신이 좋아하니 이런걸 불러줄께" 하던 처음의 분위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작은 노래방 안엔 정열적인 노래의 여신과 그녀를 숭배하는 오덕중년남자 한 명만이 (댄스 및 탬버린을 미친듯이 흔들어 대며) 남아 있었다. 아아 우리 마누라.. 츤데레 였던거야?
답례로 나도 하나에게 '다행이다' 라던지 '아이처럼' 이라던지 'This is the moment' (홍광호 버전으로) 등등을 불러드렸다 (남편은 체력이 달려서 댄스곡을 못 불러요.. 흑). 그리고는 '하와이안 커플' 을 듀엣으로 부르며 마무리...
두 사람이 단둘이 노래방을 가 본건 처음인데 한 시간 10분을 아주 알차게 보냈다. 이런 데이트도 좋구나. 결국 발동 걸려버린 우리는 치킨집가서 맥주와 칙힌까지 먹고는 매우매우 늦게 귀가해 버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