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나 드디어 질러버린거야.

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던 블랙&데커의 충전식 전동 드릴/드라이버를 마트에서 4만원대에 팔고 있었던 거다. 어찌 안 지를 수가 있을까. 이제 구리디 구린 싸구려 조립식 가구에 들어 맞지도 않는 나사를 어거지로 끼워 넣으려 드라이버를 쥐어짜며 울던 옛날은 안녕...  뭔가 안 맞는다 싶은 것들은 전부 꿰뚫어 주겠어.

하늘이라도 뚫겠다는 기세로 집으로 돌아온 세호군은 안방 창문 위 벽을 응시했다. 그리고는 일갈.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아아 해보고 싶었서 그랜나간 놀이...



그리고 세호는 하나와 함께 창가에다 예쁜 커튼을 달았답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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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ho


야근 + 주말근무 크리를 일년 반 정도 하다보니 슬슬 한계가 오는지 신경이 상당히 날카로와져 있고 거기에 더하여 때때로 심하게 사람이 우울해지고 있다. 목요일에 새벽까지 제안작업을 한 후 그 동안 수고 했다고 금, 토를 쉬라고 해서 (토요일이야 원래 쉬는게 당연한건데 언제부턴가 허락받고 쉬는 날이 되버렸다 신발. 그리고 일요일에는 또 일하러 나오란다) 금요일에 집에 있었는데 스물스물 우울증이 기어올라오더니 나를 완전히 잠식해 버렸다. 침대에 누워서 하루를 고스란히 날려 버리다가 하나가 올 시간쯤해서 어떻게든 기분을 떨쳐 보려고 집안일을 시작했는데 그래도 기분은 여전히 다운.

걱정이 됐는지 간만에 일찍 퇴근한 하나가 나를 억지로 잡아끌고 근처 홈플러스에 갔다. 여전히 기분은 최악이었는데 그러다 홈플러스내 한 옷가게에 들렀다. 그리고 그 곳에서 원피스를 골라서 하나가 입고 나왔는데 후아아 그 순간 우울의 구름이 확 걷혀 버리더라. 이뻤다. 하늘하늘한 원피스가 저렇게나 잘 어울리는데 맨날 바지만 입고 다녔구나 우리 마누라는. 치마 길이가 조금 짧은거 같다는 하나의 걱정을 일축하고 무조건 질렀다. 게다가 세일이라자나.. 망설일게 뭐 있나 이 사람아.

그 이후로는... 하나의 표현에 따르면 새로 충전된 건전지 같았다고... 마트에서 무려 네시간 동안 쇼핑 & 데이트를 해 버렸다. 우울할 때는 역시 돈 쓰고 & 아내 데리고 인형놀이 하는게 최고라는걸 다시금 깨닫고...

 

뭐 그랬는데.. 일요일 출근해서 7월 3일까지 또 달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다시금 우울해지고 있다 쳇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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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ho

야근을 마친 금요일.

하루 일과를 마칠 즈음부터 갑자기... 미친듯이 노래방이 가고 싶었던 거다. 안암역에 도착하니 10시 반. 하나는 아직도 근무중.

하나 사무실에 올라가 기다리다 하나와 함께 병원을 나섰을때는 11시가 살짝 넘은 시간. 노래방을 가고 싶다 하니 하나는 그리 땡겨하지 않는 눈치다, 하긴 피곤하겠지. 그래도 다음날이 토요일이고 또 남편이 무척 가고 싶어하는거 같으니 별 말 없이 따라와준다. 아 미안하고 고마워라...


였는데...


이 언니 마이크 잡더니 돌변해버리는걸...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남편을 위해' 아이돌 3그룹의 대표곡을 연속으로 불러 주신다. 'Gee', 'Nobody', 'Rock U' 하악하악. "나 좀 지쳤지만 당신이 좋아하니 이런걸 불러줄께" 하던 처음의 분위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작은 노래방 안엔 정열적인 노래의 여신과 그녀를 숭배하는 오덕중년남자 한 명만이 (댄스 및 탬버린을 미친듯이 흔들어 대며) 남아 있었다. 아아 우리 마누라.. 츤데레 였던거야?

답례로 나도 하나에게 '다행이다' 라던지 '아이처럼' 이라던지 'This is the moment' (홍광호 버전으로) 등등을 불러드렸다 (남편은 체력이 달려서 댄스곡을 못 불러요.. 흑). 그리고는 '하와이안 커플' 을 듀엣으로 부르며 마무리...

두 사람이 단둘이 노래방을 가 본건 처음인데 한 시간 10분을 아주 알차게 보냈다. 이런 데이트도 좋구나. 결국 발동 걸려버린 우리는 치킨집가서 맥주와 칙힌까지 먹고는 매우매우 늦게 귀가해 버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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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ho